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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그윽한 하루

by 나담토리 2021. 2. 14.

명절 연휴의 끝자락 로컬 매장에서 산 꽃들로 텅비어 있던 집이 그윽한 향기로 가득찼다.

꽃이 비싼 겨울의 끝에 14,500원으로 한아름 꽃 떨기들을 품에 안고 들어 올 수 있다니 너무 행복했다.

누군가에게 이 기분과 이 예쁜꽃을 자랑하고 싶을 만큼 감성적인 분위기에 물들었다.

비어있던 어두운 집안이 지중해 여행지에 오것 마냥 선명하게 느껴졌다.

 

아침부터 아이들과 꽃도 그려보고 냄새 맡아보고 예쁘다 하고 감탄사도 연발해 봤다.

  

움직일때 마다 바스락 거리며 잔잔한 꽃송이에서 종이같은 소리가 나는 스타티스는 연보라색 안개꽃처럼 보인다. 스타티스 한다발이 6천원. 스토크 꽃 사이사이 꼿아 놓으니 너무 예쁘다.

어제는 시댁에 다녀와서 이것 저것 정리하다 보니 자정을 넘겼는데  꽃까지 보느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었다.

꽃들도 먼길오느라 힘들었는지 좀 쳐져있었다. 

 

 

스토크 꽃에서는 아주 진한 꽃향기가 진동을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라일락 향기랑 비슷하다. 어릴적 살던 아파트 앞 화단에 봄만 되면 연보라색 라일락 뭉치들이 진하고 달콤한 향기로운 비누냄새를 풍기며 내 어린시절을 메꿔줬었다. 한창 뛰어놀았던 초등학생 시절 그 예쁜 라일락 나무들이 너무 좋았다. 스토크 꽃은 라일락 보다는 좀더 성숙한 향이 났다. 한다발을 5천원에 주고 샀다니 참 잘샀다.

 

 

 

아직 봉우리가 벌어질랑 말랑 하는 알스트로메리아는  한다발이 3500원이었다. 다해서 150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이렇게 행복한 하루를 보낼수 있다니 종종 꽃을 사야 겠다. 

하루가 지나자 쳐져있던 꽃들이 다시 생기를 머금었다.알스트로메리아는 봉우리를 피우고 화려한 꽃잎을 보여주었다. 초록초록한 잎사귀까지 무성한 매력을 보여주는 알스트로메리아는 생각보다 향은 없었다. 

오늘 따라 애들끼리 잘놀고 나는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하니 기분이 좋다. 

오늘부터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티스트로리에 이렇게 하루 하나씩 그림일기를 써야겠다. 

내 생각 감정을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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